구술자 김원기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둘러싼 두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그 중 하나는 단일화 이후 권력분점에 따른 인사권 보장을 구두로라도 약속해달라는 정 후보 측의 요구를 노 후보가 거절했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구술자에게 ‘그럴 바에는 내 소신을 지키다가 낙선하는 걸 통해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3선의 평화민주당 원내총무였던 13대 국회에서 통일민주당 초선의원 노무현을 처음 만났다. 3당 합당 이후 신민당과 통합한 민주당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이후에는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서 함께 활동했다. 1997년 15대 대선 전후 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에 같이 몸담았다. 2002년 대선에서 노 후보의 정치고문을 맡았고 대통령 재임시절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자서전 <운명이다>는 “대통령 선거를 할 때도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나의 정치 고문이었다(138쪽)”고 기록하고 있다.